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통계에서 집적회로 수출액(달러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96.1% 늘었지만, 수출 개수는 7.0% 느는 데 그쳤습니다. 이 글은 그 차이를 로그 분해로 가르고, ‘물량’을 세는 세 잣대(개수·중량·물량지수)가 서로 다른 답을 주는 이유를 짚습니다.
이달 중순 중국 해관총서가 내놓은 상반기 무역통계에서 집적회로(IC) 수출액은 1,772.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1% 늘었습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이고, 6월 한 달의 수출액은 382.1억 달러였습니다.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21世纪经济报道)는 이것이 중국 전체 수출의 9.3%를 차지해 제1대 수출 품목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표의 같은 행에는 숫자가 하나 더 인쇄돼 있습니다. 수출 개수는 1,794.4억 개로, 7.0% 늘었습니다.
금액과 수량의 대비 자체는 새로운 발견이 아닙니다. 톰스하드웨어는 7월 14일(현지시간) 단가 상승이 부풀린 수출액 배증을 지적했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같은 날 수출액과 수출 개수를 나란히 실었으며, 중국에서는 IT·경제 매체 후슈(虎嗅)에 실린 연구기관 TOP창신구연구원(TOP创新区研究院)의 3월 17일 분석이 1~2월 통계로 같은 대비를 먼저 짚었고, 브리프스(briefs.co)는 5월 19일 ‘아시아의 칩 붐은 이제 물량이 아니라 가격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 관찰을 아시아 전체로 넓혔습니다.
이 글이 보태려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단월이 아니라 상반기 전체를 해관총서 원표로 분해하고 전년과 대비합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 개수 증가율 7.0%는 지난해 같은 기간(+20.6%)의 3분의 1입니다. 둘째, 수출 한 면만이 아니라 수입과 무역방식, 품목까지 대칭으로 봅니다. 수입 쪽에서도 단가가 오르고 수입 규모 자체가 더 커서, 중국의 IC 무역적자는 오히려 커졌습니다. 셋째, ‘물량’을 세는 잣대가 셋 있고 셋이 서로 다른 답을 준다는 문제를 짚습니다. 이 세 번째가 이 글의 종착점입니다.
같은 표의 두 숫자
중국 해관총서는 매달 「주요 수출상품 수량·금액표(Major Exports by Quantity and Value)」라는 표를 냅니다. 품목별 수출 금액과 물리적 수량을 나란히 싣는 표로, 영문판은 로그인 없이 열립니다. 7월 15일 발표된 2026년 6월판(달러 기준)의 전자집적회로 행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1~6월 누계 수출액 1,772.8억 달러(전년 동기 904.0억 달러), 수출 수량 1,794.4억 개(전년 동기 1,677.1억 개), 증감률은 금액 +96.1%, 수량 +7.0%. 두 증감률 모두 필자의 추산이 아니라 해관총서가 표에 직접 인쇄한 공표치입니다. 품목 범위는 HS 85423(8542.3x 계열)으로, 집적회로의 부분품(HS 8542.90)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두 숫자를 나누면 세 번째 숫자가 나옵니다. 수출액을 수출 개수로 나눈 개당 단가는 지난해 상반기 0.539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0.988달러로 83.3% 올랐습니다. 금액은 단가 곱하기 수량이므로, 각 증가 배수에 로그를 취하면 금액 증가에서 단가와 수량이 설명하는 몫을 나눌 수 있습니다(검산: 단가 배수 1.8328 × 수량 배수 1.0699 = 1.9609로, 금액 배수 1.9610과 반올림 오차 안에서 일치합니다). 그 결과, 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달러 기준 표를 필자가 로그 분해하면 IC 수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에서 단가 기여는 90.0%, 수량 기여는 10.0%입니다. 수출액 96.1% 증가의 열에 아홉을 개당 단가 상승이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전년과의 대비를 얹으면 그림이 한 겹 더 선명해집니다. 지난해 상반기(2025년 1~6월)의 중국 IC 수출은 수량이 20.6% 늘고 금액은 18.9% 느는, 물량이 끄는 수출이었습니다(2025년 6월 달러판 표 기준). 올해의 +7.0%는 물량이 원래 안 늘던 품목이라 나온 숫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중국 해관총서 표 기준으로 2026년 상반기 IC 수출 개수는 적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7.0%)이 2025년 상반기(+20.6%)의 3분의 1로 둔화한 것입니다.
그 둔화는 올해 안에서도 진행형입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달러판 표를 월별로 이으면, 연초 누계 IC 수출 수량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2월 +13.7%에서 1~3월 +13.4%, 1~4월 +10.6%, 1~5월 +8.7%, 1~6월 +7.0%로 발표 때마다 낮아졌고, 같은 기간 누계 금액 증가율은 +72.6%에서 +96.1%로 계속 높아졌습니다.
해관총서의 2026년 누계표를 단월로 차분해 보면(1~2월을 합산 공표하므로 단월 비교는 3월부터 가능합니다) 격차는 더 뚜렷합니다. 단월 수출 개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3월 +13.0%, 4월 +3.8%, 5월 +2.1%였고, 6월에는 -0.4%로 개수만 보면 오히려 줄었습니다. 같은 6월의 달러 기준 수출액 증가율은 +122.3%였습니다.

‘단가’는 ‘가격’이 아니다
여기까지 ‘가격’이라는 말을 아껴 쓴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금액을 개수로 나눈 값, 통계 용어로 단위가치(unit value)는 가격지수가 아닙니다. 이 통계에서는 D램 다이를 여러 장 쌓아 만든 HBM 한 스택도 1개이고, 수십 센트짜리 마이크로컨트롤러도 1개입니다. 파는 물건의 구성이 비싼 칩 쪽으로 옮겨 가기만 해도, 어느 칩의 값도 오르지 않은 채 단가는 오릅니다. 단가 상승에서 순수한 가격 인상과 제품 구성(믹스)의 이동을 가르려면 같은 사양의 제품을 계속 추적하는 가격지수가 필요한데, 중국에는 한국은행 수출물가지수에 해당하는, 사양을 통제한 수출가격지수가 없습니다.
간접 단서는 있습니다.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달러 기준 수입표에서 중국의 IC 수입 단가는 2025년 상반기 0.679달러에서 2026년 상반기 0.978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4.1% 올랐습니다. 수출 단가 상승(+83.3%)의 절반 수준입니다. 메모리에서 시작된 가격 급등이 전 세계 공통의 충격이라면 수출과 수입의 단가가 비슷한 속도로 움직였을 텐데, 이만큼 벌어졌다는 것은 수출 바스켓의 구성 변화가 상당 부분 섞여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시사한다’까지입니다. 이 격차에서 믹스의 기여율을 계산해 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가격 자체는 올랐는가. 이것은 이 통계 밖의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집계로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93~98% 올랐습니다. 분기 상승률로 사상 최고입니다. 기업 쪽 숫자도 같은 방향입니다. 전자산업 전문지 디일렉이 전한 실적 설명회 전문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90% 초반, SK하이닉스는 60% 중반 올랐습니다.
트렌드포스·디일렉이 전한 2026년 1분기 D램 수치는 전 분기 대비(QoQ)이고, 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달러 기준 IC 수출액 증가율 +96.1%는 전년 동기 대비(YoY)라서 직접 견줄 수 없습니다. 다만 1분기에 관측된 60~90%대의 분기 상승률은, 이런 폭의 상승이 두세 분기 이어질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6%의 금액 증가를 가격만으로도 넘게 설명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이 가격 급등의 수요 쪽 배경이 그제 알파벳 실적을 다룬 글에서 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인프라 투자라는 것이 유력한 설명이지만, 그 글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연결은 통계 안에서 식별되는 인과가 아니라 정황이 강한 가설로 적어 둡니다.
정리하면 이 절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달러 기준 표를 로그 분해하면, IC 수출액 증가(전년 동기 대비 +96.1%)의 90.0%를 개당 단가 상승이 설명합니다. 같은 시기 메모리 가격이 급등한 것도 별도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입니다. 다만 그 단가 상승 가운데 얼마가 순수한 가격 인상이고 얼마가 더 비싼 칩으로의 구성 이동인지는 이 통계만으로 가를 수 없습니다. 중국에는 그것을 가를 지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읽는 시각도 적어 둡니다. 중국 경제매체 신랑재경(新浪财经)의 3월 분석은 이 단가 급등을 가격이 아니라 ‘제품 믹스의 고도화’로 결론지었습니다. 서울경제는 한국에서 나타난 같은 패턴(정도는 더 극단적입니다. 뒤에서 봅니다)을 ‘HBM·DDR5 중심의 구조 고도화’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중국 경제 전문지 차이신(财新)에 실린 자오웨이(赵伟) 선완훙위안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의 7월 논평은 수출가격 급등을 중국 수출의 약함이 아니라 강함의 신호로 봅니다(유료 기사여서 공개된 도입부까지만 확인했습니다). 단가가 올랐다는 사실은 같은데, 그것을 가격의 이야기로 읽을지 구성의 이야기로 읽을지부터 해석이 갈리는 것입니다.
무엇이 늘었나: 메모리 한 품목, 그리고 커진 적자
무엇이 늘었는지는 품목 분해가 보여줍니다. 대외경제무역대학(UIBE) 디지털경제실험실이 해관 통계를 재집계한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중국의 칩 제품 수출에서 메모리(存储器)는 459.9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4.2% 늘어 전체의 6할 내외를 차지했고(보고서 집계로는 63.3%), 프로세서·컨트롤러는 160.6억 달러로 4.9%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두 가지 한계를 붙여 둡니다. 이 분해는 1분기까지만 나와 있어 상반기 전체로 그대로 연장할 수 없고, 보고서의 메모리 범주가 모듈·SSD를 어디까지 포함하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비중은 대략의 몫으로 읽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합니다. 적어도 UIBE의 2026년 1분기 분해에서 수출액 급증은 IC 전반의 현상이 아니라 메모리 한 품목의 현상에 가깝습니다.
이 수출이 어떤 경로로 나가는지는 해관총서의 무역방식별 표에서 확인됩니다. 상반기 IC 수출액에서 가공무역(원재료·부품을 들여와 가공해 내보내는 방식)이 42.3%, 보세물류(보세구역·보세창고를 거쳐 나가는 방식)가 39.3%로, 합쳐 81.6%입니다. 다만 이 사실만 인용하면 절반의 그림입니다. 중국 내 생산 성격이 가장 강한 일반무역의 수출 개수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 전체 평균(+7.0%)의 두 배였고, 가공무역의 개수는 0.6% 줄었습니다. 가공무역·보세물류가 수출금액의 81.6%를 차지한다는 사실과, 자체 생산 성격인 일반무역의 수량이 평균의 두 배로 늘고 있다는 사실은 함께 읽어야 합니다.
대조군은 수입입니다.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달러 기준 수입표에서 중국의 IC 수입은 개수로 3,047.5억 개(전년 동기 대비 +8.1%), 금액으로는 2025년 상반기 1,912.8억 달러에서 2,980.2억 달러(+55.8%)로 늘었습니다. 수출과 수입 모두 개수는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는데 금액은 단가에 밀려 급증한, 같은 구조입니다. 그리고 수입은 규모 자체가 수출보다 커서, 증가율은 낮아도 불어난 금액은 더 큽니다. 그 결과 중국의 IC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상반기 1,008.8억 달러에서 올해 1,207.4억 달러로 198.6억 달러 더 커졌습니다(+19.7%). 개수 기준 순수입도 1,141.6억 개에서 1,253.1억 개로 9.8% 늘었습니다. ‘수출액 96% 급증’이라는 헤드라인만 보면 반도체 자립이 성큼 다가온 것으로 읽히기 쉽지만, 수입 단가 상승도 수입액을 밀어올렸고, 중국은 반도체를 여전히 개수로도 금액으로도 순수입합니다.
여기서 이 글의 범위를 분명히 해 둡니다. 이 글이 다루는 것은 수출액 통계를 읽는 방법이지, 중국의 생산능력이 아닙니다. 능력은 실제로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국가통계국 집계로 같은 상반기 중국의 IC 생산량은 2,798억 개로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었습니다. 수출 개수 증가율의 세 배가 넘습니다. 착시가 있다면 그것은 ‘수출액 96% 증가’를 생산능력의 도약으로 옮겨 읽는 독법에 있지, 중국 반도체 산업의 궤적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덧붙여 두 가지 주의선이 있습니다. 첫째, 목적지 통계는 최종 수요지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UIBE 집계 기준 1분기 수출의 43.9%가 중국 홍콩으로 향했는데, 홍콩은 상당 부분 환적·중계의 관문입니다. 둘째, ‘중국의 수출’에는 중국에 공장을 둔 외국 기업의 물량이 섞여 있습니다. 1분기 성(省)별 수출에서 삼성전자 낸드 공장(시안)이 있는 산시성은 173.2%, SK하이닉스 D램 공장(우시)이 있는 장쑤성은 93.4% 늘었습니다. 이 증가에서 한국 기업 물량의 비중이 얼마인지는 공식 통계가 없어 숫자로 말할 수 없지만, 방향으로는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분도 이 96.1% 안에 들어 있습니다.
잣대가 답을 바꾼다: 개수, 중량, 물량지수
같은 시기, 같은 ‘반도체 물량’에 관해 세 기관의 통계는 세 가지 답을 줍니다.
- 개수(중국 해관총서): 2026년 상반기 수출 수량이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습니다.
- 중량(한국 관세청·무역협회 통계, 서울경제 집계): 2026년 4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 중량은 3,242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9% 줄었고(2~3월에도 5%대 감소), 같은 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3.5% 늘었습니다.
- 물량지수(한국은행): 가격 변동분을 제거해 산출하는 지수로, 집적회로의 2026년 상반기 평균이 전년 동기 대비 13.9% 늘었습니다.
부호까지 다른 세 답 가운데 어느 것이 맞느냐고 물으면, 질문이 잘못됐습니다. 개수와 중량은 물리량이고, 물리량은 가치의 대리변수로서 체계적으로 어긋납니다. D램 다이를 여러 장 쌓아 하나로 만드는 HBM, 개수와 무게는 비슷한데 용량과 값이 다른 DDR5로 제품이 이동할수록 ‘개’와 ‘톤’은 반도체가 실어 나르는 가치를 점점 더 놓칩니다. 개수도 무게도 늘지 않으면서 실질 가치가 늘어나는 일이 이 산업에서는 실제로 일어납니다.
여기서 이 글 스스로에게 적용해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중국의 개수 통계로 착시를 지적하면서 한국의 중량 통계 기사를 잘못이라 비판하면 이중잣대가 됩니다. 이 글이 근거로 삼은 중국의 ‘개수’도 한국의 ‘톤’과 같은 종류의 결함을 가진 물리적 대리변수입니다. 실제로 물리적 잣대만 놓고 보면 결과는 통념과 반대입니다. 중국 해관총서 기준 2026년 상반기 IC 수출 개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고, 서울경제가 관세청·무역협회 통계로 집계한 2026년 4월 한국 반도체 수출 중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9% 줄었습니다. ‘물량이 안 늘어서 문제’라는 프레임을 끝까지 밀면 먼저 걸리는 쪽은 한국입니다.
제대로 된 물량 측정은 세 번째 잣대뿐입니다. 한국은행 수출물량지수는 개수도 무게도 아니라 금액에서 가격 변동분을 걷어내 산출합니다. 한국은행은 D램·플래시메모리 같은 품목 단위로 사양을 통제한 수출물가지수를 함께 편제하고 있어, 같은 칩이 비싸진 효과와 비싼 칩으로 옮겨 간 효과를 구분할 수단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한중 통계의 진짜 비대칭이 있습니다. 한국 통계에 대해서는 ‘가격이 올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양을 통제한 가격지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통계에 대해서는 ‘단가가 올랐다’까지만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대응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앞 절에서 96.1% 속의 가격과 믹스를 가를 수 없다고 한 것은 분석 기법의 한계가 아니라 통계 인프라의 비대칭입니다.

한국의 거울: 같은 방향, 다른 정도
그 세 번째 잣대로 한국을 중국과 같은 틀에 놓아 보겠습니다. 한국은행 무역지수(2020=100)의 상반기 월별 평균 기준으로, 집적회로 수출금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0.4% 늘었고 수출물량지수는 13.9% 늘었습니다. 내재된 단가 상승은 137.5%, 로그 분해로 물량이 설명하는 몫은 13.1%입니다. 반도체 전체로 넓히면 금액 +166.7%, 물량 +16.6%, 물량 기여 15.7%입니다.
한국은행 월평균 무역지수와 중국 해관총서 달러 기준 표의 2026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을 같은 로그 분해에 넣으면, 반도체만 놓고는 한국과 중국이 사실상 같은 그림입니다. 금액 증가의 열에 아홉 가까이를 단가 혹은 가격이 설명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물량 기여: 한국 집적회로 13.1%, 중국 집적회로 10.0%. 다만 앞 절에서 본 대로 한국은 물량지수, 중국은 개수로 잣대가 다릅니다). 갈리는 곳은 총수출입니다. 한국 총수출은 금액 +50.8%, 물량 +20.8%로 물량 기여가 45.9%, 절반에 가깝습니다. 수출 전체로 보면 한국의 올해 수출 증가는 가격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직하게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6.6%라는 반도체 물량 증가율의 상당 부분은 지난해 안에 만들어졌습니다. 반기 평균으로 이어 보면 한국은행 수출물량지수(2020=100) 기준 반도체는 2025년 하반기에서 2026년 상반기로 2.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집적회로는 1.2%였습니다. 최근 반년의 물량은 사실상 옆걸음입니다. 물량이 안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 물량 증가가 금액 증가의 몇 분의 일 수준으로 작다는 정량적 사실을 적어 두는 것입니다.
이 구도는 한국은행이 예고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블로그에 실린 조사국의 분석(권영순·노선화)은 2025년 1~10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7% 늘었는데 그 증가가 거의 전적으로 물량(약 17%)에서 왔고 가격 요인의 기여는 0%였다고 분해하면서, 2026년에는 ‘주로 가격 상승에 힘입어’ 수출이 늘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는 물량의 해, 올해는 가격의 해라는 교대가 예고대로 통계에 찍힌 셈입니다. 이달 나온 한국은행 이슈노트 제2026-16호도 반도체 수출금액을 단가와 물량의 기여로 분해한 그림을 실었고, 거기서도 물량 기여는 양(+)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글이 중국 통계에 적용한 산수를, 중앙은행은 한국 수출에 이미 공식 문서로 적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은행 집적회로 수출금액지수의 2026년 상반기 평균이 전년 동기 대비 170.4% 오른 것도 착시인가. ‘착시’라는 단어 자체는 전자신문이 지난 5월 산업연구원 분석을 인용하며 한국 수출에 먼저 적용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읽으면 지난 24일 2분기 GDP 속보를 다룬 글과 정면으로 충돌하니, 여기서 매듭을 지어 두겠습니다.
실질 GDP는 물량의 통계여서 같은 반도체를 더 비싸게 팔아도 늘지 않지만, 그 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개선과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증가라는 형태로 나라의 실제 구매력이 됩니다. 한국은행 속보 기준으로 2분기 한국의 GDI는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 1988년 1분기(+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빠른 증가였습니다. 이번처럼 수출가격 상승이 교역조건 개선으로 이어지면, 그 효과는 착시가 아니라 GDI에 잡히는 실제 소득입니다. 착시는 딱 한 곳에서 생깁니다. 가격이 만든 금액 증가를 물량이나 생산능력의 증가로 옮겨 읽을 때입니다. 이 글이 중국 통계에 적용한 잣대와 한국 통계에 적용한 잣대는 그 지점에서 같습니다. 다만 실질 GDP의 ‘물량’은 부가가치 기준이고 수출물량지수는 수출 총액 기준이라, 두 통계는 개념이 다릅니다.
금액의 속도는 7월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7월 1~20일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달러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80.6% 늘었고,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3%로 1년 전(21.9%)의 두 배 가까이가 됐습니다. 다만 이 숫자는 순수한 달러 금액입니다. 여기에 대응하는 물량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7월분 무역지수는 8월 14일에 공표되고, 그때까지 7월의 ‘물량’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수출 세계 4강’ 목표를 다룬 글에 이어 붙이면, 금액 기준의 수출 목표는 가격의 해에 가격의 도움을 받습니다.
남는 질문: 부풀린 힘이 잦아들 때
이 글의 분해가 보여준 것은 올해 상반기 한중 반도체 수출액 급증의 대부분이 단가 혹은 가격에서 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그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이 글은 예측하지 않습니다만, 신호를 적어 둘 수는 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7월 9일 자료에서 3분기 서버 D램 계약가격 상승률을 전 분기 대비 +13~18%로 전망했습니다. 1분기에 범용 D램 전체에서 실측된 +93~98%와 품목 범위가 같지는 않지만, 상승 속도의 자릿수가 달라졌다는 신호로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서울경제가 관세청 통계로 집계한 한국의 D램 수출단가(kg당)는 6월 6만 달러로 전월보다 1.7% 내려, 2025년 9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 하락했습니다. 시제를 정확히 적으면 이렇습니다. 가격이 올라 수출액 통계를 부풀렸고, 그 힘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났습니다.
다음 확인 지점은 이틀 뒤입니다. 29일(수) 아침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 글의 잣대를 그대로 가져가면 읽는 방법이 나옵니다. 매출과 이익의 크기보다 평균판매가격(ASP)과 출하 증가율(빗그로스)을 나눠 볼 것, 그 수치들이 전 분기 대비(QoQ)임을 확인할 것, 그리고 1분기 실적(D램 ASP는 전 분기 대비 +60% 중반,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수준, 낸드 출하량은 약 -10%)과 회사가 실적 설명회에서 제시한 2분기 출하량 가이던스에 견줄 것. 금액이 아무리 크게 찍혀도, 기업 실적은 가격과 출하량으로 가르고 중국 해관총서 표는 단가와 수량으로 가른다는 원리는 같습니다. 판단은 숫자를 보고 나서 하겠습니다. 31일(금)로 계획한 이번 주 결산 글에서 잇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표의 같은 행에는 달러 기준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6.1% 늘었다는 값과, 수출 개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었다는 값이 나란히 인쇄돼 있고, 로그 분해로 가르면 수출액 증가의 90.0%는 개당 단가가 설명합니다. 다만 그 단가 상승이 순수한 가격 인상인지 더 비싼 칩으로의 이동인지는 이 통계로 가를 수 없습니다. 사양을 통제한 가격지수가 중국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UIBE의 2026년 1분기 품목 분해에서 수출액 증가는 메모리 한 품목에 집중됐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는 수입 단가 상승도 수입액을 밀어올려 해관총서 기준 IC 무역적자가 오히려 199억 달러 커졌고, 국가통계국 기준 IC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1% 늘었습니다. ‘물량’을 세는 잣대는 개수·중량·물량지수 셋이고, 셋은 부호까지 다른 답을 줍니다.
그 셋째 잣대로 본 한국의 반도체는 중국과 사실상 같은 그림이지만, 한국의 가격 상승은 GDI로 도착하는 실제 소득이고, 한국은행의 2026년 상반기 월평균 무역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를 로그 분해하면 총수출 증가의 45.9%는 여전히 물량의 몫입니다. 다음 검문소는 29일의 실적과 8월 14일의 7월 무역지수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이어 확인하겠습니다.
숫자의 기준: 수치 출처와 계산 방법 (펼쳐 보기)
- 중국(해관총서): 영문 사이트의 (5) 수출·(6) 수입 수량·금액표와 통계월보 (17) 무역방식별 표(달러 기준). 수량·금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표에 인쇄된 공표치입니다(수량 +7.0%는 필자 재계산 +6.99%와 일치).
- 단월 수치: 누계의 차분으로 필자가 계산했습니다. 6월 단월 -0.4%는 2025년 원표 기준으로 계산하면 -0.5%입니다.
- 위안화판: 중국 해관총서의 2026년 상반기 위안화판 표에서 IC 수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8.7%입니다. 달러판(+96.1%)과의 차이는 표시통화 차이이며, 방향은 상반기 위안화 절상과 일치하지만 월평균 환율의 단순 평균만으로 정확히 상쇄되지는 않습니다(1.6~1.7%포인트의 잔차). 본문의 중국 수치는 달러판 기준입니다.
- 비교기준 개정: 2026년 표의 전년 동기 기준(1,677.1억 개·904.0억 달러)은 2025년 발표 당시 공표치(1,677.7억 개·904.7억 달러)에서 소폭 개정된 값이며 차이는 0.1% 미만입니다. 품목명 표기는 2025년판 ‘Integrated circuits’에서 2026년판 ‘Electronic integrated circuits’로 바뀌었지만 기준치가 사실상 일치해 같은 계열로 비교했습니다.
- 분해와 반올림: 기여도 = ln(각 배수)/ln(금액 배수). 본문 표기는 통상 반올림입니다.
- 6월 수출액: 382.1억 달러는 해관 표의 38,205.0백만 달러이며, 전체 수출 대비 9.3%와 ‘제1대 수출 품목’ 평가는 이를 다룬 21세기경제보도를 따랐습니다.
- 한국(한국은행 ECOS): 수출금액지수(403Y001)·수출물량지수(403Y002, 2020=100)의 월별 지수를 반기 단순평균해 필자가 계산했으며, 같은 방식의 2026년 6월 총지수 증가율(금액 +74.8%, 물량 +29.8%)이 한국은행 7월 15일 보도자료 공표치와 일치함을 확인했습니다.
- 관세청 7월 1~20일: 관세청 발표를 인용한 보도를 따랐으며, 증감률과 비중만 인용했습니다.
- 중량·kg당 단가: 서울경제 보도(원자료 관세청·한국무역협회)를 따랐습니다.
- 트렌드포스: 3분기 수치는 전망치, 1분기 수치는 실측치입니다.
- 기업 ASP·출하량: 디일렉이 게재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설명회 전문을 따랐습니다.
- GDI: 2분기 증가율(+15.6%)과 ‘1988년 1분기 이후 38년 3개월 만’은 한국은행 속보와 ECOS 국민소득통계(실질 GDI 원계열, 200Y106)의 필자 재계산으로 확인했습니다.
- GDP와 수출물량지수: GDP의 ‘물량’은 부가가치 기준이고 수출물량지수는 수출 총액 기준이라, 두 통계의 숫자는 서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 참고자료
출처 목록과 함께 읽기 (펼쳐 보기)
- 📄 중국 해관총서 - (5) Major Exports by Quantity and Value, Jun 2026 (USD) (2026.7.15)
- 📄 중국 해관총서 - (6) Major Imports by Quantity and Value, Jun 2026 (USD)
- 📄 중국 해관총서 - (17) Export of Selected Commodities by Major Customs Regimes, 6.2026 (무역방식별)
- 📄 중국 해관총서 - Preliminary Release 인덱스(2026년 각 월판)
- 📄 중국 해관총서 - 주요 수출품목 커버리지 정의(HS 85423 확인)
- 📄 UIBE 디지털경제실험실 - 중국 칩제품 무역 월간 모니터링 보고서(2026년 1분기)
- 📊 중국 국가통계국 - 2026년 6월·상반기 규모이상 공업 주요제품 생산량(집적회로 2,798억 개·+23.1%) (2026.7.15)
- 📰 21世纪经济报道 - 6월 집적회로, 중국 제1대 수출상품 등극 (2026.7.15)
- 📄 한국은행 ECOS - 무역지수 통계표: 수출금액지수(403Y001)·수출물량지수(3.3.1.1.2, 403Y002) · OpenAPI 인증키 발급
- 📄 한국은행 - 이슈노트 제2026-16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2026.7.19)
- 📄 한국은행 블로그 - 반도체 수출, 한 발짝 더 들여다보기 (2025.12.5)
- 📊 관세청 - 수출입무역통계 포털 (7월 1~20일 수출입 현황)
- 📊 TrendForce - 1Q26 DRAM industry revenue +81% QoQ, 계약가 사상 최대 상승 (2026.6.1)
- 📊 TrendForce - 3Q26 서버 D램 계약가 +13~18% QoQ 전망 (2026.7.9)
- 📰 디일렉 - SK하이닉스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전문
- 📰 디일렉 - 삼성전자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전문
- 📰 Tom’s Hardware - China claims chip exports nearly doubled in H1 2026 (2026.7.14, Yahoo Finance 전재본)
- 📰 SCMP - Global AI boom sees China’s chip exports nearly double in first half (2026.7.14)
- 📰 briefs.co - Asia’s Chip Boom Is Now A Price Story, Not A Volume One (2026.5.19)
- 📰 虎嗅/TOP创新区研究院 - 1~2월 중국 칩 수출의 금액·수량·단가 분해 (2026.3.17)
- 📰 新浪财经 - 중국 칩 수출 단가 급등의 해석: 제품 믹스 고도화 (2026.3.18)
- 📰 Caixin - Commentary: China’s Export Price Surge Is a Sign of Strength (2026.7.2, 페이월)
- 📰 전자신문 - 한국 수출의 ‘반도체 착시’ 논의(산업연구원 인용) (2026.5.26)
- 📰 서울경제 - 반도체 수출 중량은 줄고 금액은 늘었다: 톤당 단가 시리즈 (2026.6.11)
- 📰 서울경제 - D램 kg당 수출단가, 9개월 만에 첫 하락 (2026.7.4)
- 🔍 함께 읽기: 0.2%가 0.6%가 됐다: 2분기 깜짝 성장은 ‘AI 경제’의 실증인가 · 이익은 298% 늘고, 주가는 7% 빠졌다: 알파벳 2분기, ‘AI 영수증’ 읽기 · ‘3·4·5 비전’의 세 가지 시험대 · 세계는 내리고, 한국은 올렸다: IMF가 공식화한 ‘AI 경제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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