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9일과 30일 이틀 사이에 다섯 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발표들이 내놓은 숫자는 같은 규모를 재지 않습니다. 기업이 공시하는 설비투자, 공급자의 평균판매가격, 국민계정의 실질투자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2026년 2분기 미국 정보처리장비 투자는 전 분기 대비 연율로 명목 22.5%, 실질 8.3% 늘었습니다. 명목이 실질을 웃돈 폭 14.2%포인트는 1956년 3분기 이후 가장 큽니다.
알파벳 2분기 실적을 다룬 7월 25일 글은 마지막을 이렇게 맺었습니다. “다섯 장의 영수증이 모이면 이 블로그에서 결산을 이어가겠습니다.” 그 다섯 장이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사이에 모두 도착했습니다. 29일(수) 오전에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을 냈고, 30일(목) 새벽 3시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결정했습니다. 같은 날 새벽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란히 실적을 발표했고, 밤 9시 30분에 미국 2분기 GDP 속보치가 나왔습니다.
다섯 장을 모아 놓고 보니 걸리는 것은 각 장의 내용이 아니라 그 장들이 서로 다른 저울로 잰 값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이 글은 AI 투자를 말할 때 쓰이는 두 종류의 숫자를 일부러 나란히 놓습니다. 하나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2026년 연간 설비투자 전망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정보처리장비 실질투자의 2026년 2분기 성장 기여 0.19%포인트입니다.
앞의 것은 민간기관이 집계한 기업들의 명목 지출 계획입니다. 집행액이 아니고, 회사마다 정의가 같지도 않으며, 순수한 AI 투자액도 아닙니다. 값 자체가 집계마다 다릅니다. 퓨처럼 그룹은 2026년 2월 12일 주요 5개사 기준으로 6,600억~6,900억 달러를 제시했고, 24/7 월스트리트는 5월 1일 7,000억 달러를 넘는다고 전했습니다. 집계 대상 기업과 설비투자 정의가 다르고, 두 집계 사이에 석 달가량의 시차와 그동안의 가이던스 변경이 끼어 있습니다. 뒤의 것은 미국 안에서 이뤄진 정보처리장비 실질투자가 GDP 성장에 얹은 몫입니다. AI와 무관한 장비를 포함하고, 데이터센터 구조물과 소프트웨어·연구개발은 빠져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사이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를 세 개의 잣대로 나누어 봅니다. 세 잣대는 같은 거래의 양면을 잰 값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는 숫자들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망을 하지 않습니다. 반도체 가격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금리가 어디로 갈지, 개별 종목의 값이 어떨지도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이미 공표된 숫자가 각각 무엇을 재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첫째 잣대: 기업이 공시하는 설비투자
7월 30일 새벽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란히 실적을 냈습니다. 두 회사 모두 AI 인프라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고 밝혔지만, 그 지출이 장부에 나타나는 방식은 서로 달랐습니다.
메타의 2분기 설비투자는 금융리스 원금상환을 포함해 310억 8,000만 달러였습니다. 같은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7억 8,400만 달러로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이 값이 낮아진 원인을 설비투자 하나로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는 2026년 연간 설비투자 전망의 하단을 1,2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올려 1,300억~1,450억 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이 -59억 달러였다는 것을 떠올리면 두 회사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번 현금보다 쓰는 돈이 많거나, 겨우 맞추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 회계연도 4분기(2026년 4~6월) 매출이 900억 달러로 18% 늘었고, 애저(Azure) 및 기타 클라우드 매출은 43% 성장해 회사가 제시했던 39~40% 가이던스를 넘었습니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애저 매출이 처음 1,00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회계연도 전체 설비투자는 현금 기준 1,159억 4,800만 달러로 전년도 645억 5,100만 달러에서 79.6% 늘었습니다. 다만 이 분기의 이름은 ‘2분기’가 아니라 2026 회계연도 4분기입니다. 대상 기간은 알파벳·메타의 2분기와 같지만 명칭이 다릅니다.
같은 분기에 두 개의 설비투자 숫자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분기 설비투자를 약 410억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분기의 금융리스는 56억 달러였고, 현금으로 지급한 유형자산 취득액은 358억 200만 달러였습니다. 셋 다 같은 분기의 값입니다.
410억 달러와 358억 200만 달러가 충돌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의 총액은 금융리스를 포함한 회사 정의이고 뒤의 값은 현금흐름표에 찍힌 지급액이어서, 포함 범위와 인식·지급 기준이 다를 뿐입니다. 다만 그래서 두 숫자를 빼서 나머지를 금융리스라고 부를 수는 없고, 세 회사의 설비투자를 단순 합산할 수도 없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률은 고정환율 기준이 함께 제시되므로 다른 회사의 보고 기준 성장률과 직접 견주기도 어렵습니다.
이번 분기에는 그 기준이 한 번 더 움직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7 회계연도부터 데이터센터와 사무용 건물의 추정 내용연수를 15년에서 25년으로 연장한다고 밝혔습니다.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더 큰 영향은 설비투자 쪽입니다. 이 변경으로 앞으로의 데이터센터 리스 가운데 더 많은 부분이 금융리스에서 운용리스로 옮겨 가기 때문입니다. 금융리스는 설비투자에 포함되지만 운용리스는 포함되지 않습니다."(번역은 필자) 회사는 이 재분류를 반영해 달력연도 2026년 설비투자 기대치를 약 1,750억 달러로 조정했습니다. 2027 회계연도에 대해서는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만 했으며, 내용연수 변경이 2027 회계연도 영업이익에 주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것입니다. 기업 공시는 회사별 정의에 따른 설비투자액과 별도로 공시된 현금 지급액을 함께 보여주지만, 실제로 지어진 설비의 양을 직접 재지는 못합니다. 실물 투자계획이 같더라도 리스 분류가 달라지면 공시되는 설비투자액은 달라집니다. 내용연수를 늘리면 마이크로소프트가 해마다 잡는 감가상각비도 줄어듭니다. 별개의 사례이지만 알파벳에서는 다른 종류의 시차가 관측됐습니다. 알파벳 글에서 확인했듯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의 두 배로 뛰는 동안 감가상각비는 42% 느는 데 그쳤습니다. 알파벳은 지출과 감가상각 인식 사이의 시차를 보여주는 사례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추정과 리스 분류가 공시 경로를 바꾸는 사례입니다.
둘째 잣대: 공급자의 매출과 평균판매가격
두 번째 잣대는 메모리를 파는 쪽의 장부입니다. SK하이닉스는 29일 2026년 2분기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을 발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56.8%, 영업이익은 557.2%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76%로 전 분기보다 4%포인트 올랐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이며,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 8,950억 원으로 처음 100조 원을 넘었습니다.
D램과 낸드 각각의 매출이 무엇으로 늘었는지는 회사가 실적 설명회에서 밝힌 값으로 가를 수 있습니다.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약 30% 올랐고 출하량은 한 자릿수 후반 늘었습니다. 낸드는 ASP가 50% 중반, 출하량이 10% 중반 늘었습니다. 매출 증가는 ASP와 출하량의 곱이므로, 로그를 취해 나누면 각각의 몫이 나옵니다.

D램 매출 증가의 약 77%, 낸드의 약 76%를 평균판매가격이 설명합니다. 중국 반도체 수출 통계를 다룬 7월 27일 글이 계산한 집적회로 수출 개당 단가의 몫 90.0%보다는 낮습니다. 다만 두 값은 기준이 다릅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2분기를 전 분기와 견준 값이고, 중국은 2026년 상반기 누계를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준 값입니다.
이 잣대에는 한계가 둘 있습니다. 첫째는 정밀도입니다. 회사는 ASP와 출하량 증가율을 정량 수치로 공시하지 않고 “약 30%”, “한 자릿수 후반” 같은 정성 표현으로만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위 값은 점추정이 아니라 구간이고, D램은 75~80%, 낸드는 74~77%입니다.
둘째는 더 근본적입니다. 평균판매가격도 개당 단가도 순수한 가격이 아닙니다. 중국 글이 짚었듯 단가 상승이 값을 올려 받은 결과인지 더 비싼 칩을 판 결과인지는 그 통계로 가를 수 없고, 같은 문제가 SK하이닉스 ASP에도 있습니다. HBM처럼 단가가 높은 제품의 비중이 늘면 ASP는 가격 인상 없이도 올라갑니다. 그림 1이 말하는 것은 ‘가격이 올랐다’가 아니라 ‘개당 받는 금액이 올랐고 그것이 매출 증가의 대부분을 설명한다’까지입니다. 기업이 스스로 밝히지 않으면 외부에서는 그 안쪽을 가를 수 없습니다.
공급자 쪽 숫자에는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2분기 순이익은 93조 9,226억 원으로 영업이익보다 33조 원 넘게 많았는데, 회사가 투자자산 매각 수익과 평가이익으로 63조 3,000억 원, 외환 관련 이익으로 1조 1,000억 원을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자산에서 나온 이익인지는 실적 발표문과 설명회 어디에도 없습니다. 알파벳의 2분기 순이익 1,121억 달러 역시 대부분이 지분증권 평가이익이었습니다. 헤드라인 순이익은 본업이 벌어들인 현금과 다른 것을 재고 있습니다.
셋째 잣대: 국민계정의 정보처리장비 실질투자
7월 30일 밤 9시 30분,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2026년 2분기 GDP 속보치를 발표했습니다. 실질 GDP는 전기 대비 연율 1.5% 늘어 1분기의 2.1%에서 둔화했습니다.
신트라의 중앙은행들을 다룬 7월 21일 글에서 필자는 1분기 성장률 2.1% 가운데 정보처리장비와 지식재산생산물 투자의 기여가 약 1.5%포인트였다고 계산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2분기를 계산하면 0.67%포인트입니다. 정보처리장비가 0.77%포인트에서 0.19%포인트로, 지식재산생산물이 0.74%포인트에서 0.48%포인트로 각각 내려갔습니다.
빅테크 세 곳이 나란히 지출을 늘렸다고 발표한 그 분기에, 그 지출과 일부가 겹치는 광의 범주의 성장 기여는 절반 아래로 줄었습니다. 다만 두 범주를 묶어 원인을 따질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이 두 국민계정 범주는 포괄 범위가 같지 않습니다. 두 범주 모두 내려갔지만 하락폭과 구성 경로가 달랐습니다. 경로를 따질 수 있는 대상은 정보처리장비 단독의 0.77%포인트에서 0.19%포인트로의 하락입니다. 지식재산생산물의 0.74%포인트에서 0.48%포인트로의 하락은 소프트웨어와 연구개발이 따로 움직인 결과여서 별개로 봐야 합니다.
명목과 실질이 갈라진 폭
기여는 실질 증가율에서 나오고, 정보처리장비의 실질 증가율은 1분기 연율 39.9%에서 2분기 8.3%로 떨어졌습니다. 그 실질 증가율을 끌어내린 것은 두 가지가 함께입니다. 명목 지출 증가 자체가 연율 50.8%에서 22.5%로 둔화했고, 동시에 가격 상승이 연율 7.8%에서 13.1%로 빨라졌습니다.
이 가운데 가격 쪽을 자세히 보면 국민계정의 작동 방식이 드러납니다. BEA가 발표하는 GDP 구성 항목은 실질, 즉 물가 변동을 걷어낸 값입니다. 명목 지출이 같아도 가격이 오르면 실질로 잡히는 양은 줄어듭니다. 정보처리장비 투자의 명목 수준에서 증가율을 직접 계산하면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연율 22.5%였는데, BEA가 공표한 실질 증가율은 8.3%였습니다.

두 증가율의 산술 차이는 14.2%포인트이고, 가격지수 자체의 상승률은 연율 13.1%입니다. 둘이 다른 것은 산술 차이에 가격과 실질 증가의 상호작용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1과 같은 방식으로 로그를 취해 나누면 명목 증가의 약 60%를 가격이, 약 40%를 실질 증가가 설명합니다.
지금의 양의 격차 구간은 2021년에 시작됐고, 이번 폭은 1956년 3분기 이후 가장 크다
명목과 실질이 벌어지는 것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1983년 2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154개 분기에서 두 증가율 차이의 절댓값 평균은 5.82%포인트였고, 10%포인트를 넘은 분기도 24개 있었습니다. 격차는 늘 있었고 종종 컸습니다.
오랫동안 한쪽으로 치우쳤던 것은 크기가 아니라 부호입니다. 그 154개 분기 가운데 147개, 곧 95%에서 명목 증가율이 실질 증가율을 밑돌았습니다.
주된 배경은 가격 하락이었습니다. 정보처리장비 가격지수는 성능 향상을 반영해 품질을 조정하므로, 같은 값에 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면 내려갑니다. 이 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는 그 154개 분기 내내 하락했고, 전기 대비로는 146개 분기에서 내리고 8개 분기에서 올랐습니다.
두 개수는 따로 세야 합니다. 가격이 내린 분기는 146개이고 명목이 실질을 밑돈 분기는 147개입니다. 유일한 차이인 2021년 1분기는 명목 10.459%, 공표 실질 10.5%, 가격 +0.026%인 정밀도 경계 사례입니다. 명목과 실질을 같은 소수 첫째 자리로 맞추면 둘 다 10.5%입니다. 따라서 147개라는 집계는 서로 다른 계산·공표 정밀도를 섞어 비교한 결과이며, 이를 특정 계열 하나의 반올림 탓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2026년 2분기에는 그 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4% 올랐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가 계산되는 1948년 1분기 이후 314개 분기 가운데 이번보다 높았던 것은 넷뿐이고, 가장 최근은 1975년 2분기였습니다.
명목이 실질을 웃도는 것 자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양의 격차는 여러 번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 이어지는 구간은 2021년 3분기에 시작해 20개 분기 연속입니다. 이번 분기의 새로운 사실은 그 폭입니다. 14.21%포인트는 1947년 2분기 이후 비교 가능한 317개 분기에서 양(+)의 격차 95개 중 세 번째로 크고, 1956년 3분기 이후 가장 큽니다.
다만 폭이 꾸준히 커져 온 것은 아닙니다. 2025년 3분기 7.59%포인트에서 4분기에는 2.59%포인트로 줄었다가 2026년 1분기 10.91%포인트, 2분기 14.21%포인트로 다시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가장 크다’는 것은 양의 격차 안에서입니다. 격차의 절댓값으로는 1956년 2분기(-23.96%포인트)가 더 컸습니다. 두 수치의 기준도 다릅니다. 154개 분기 연속 하락은 전년 동기 대비 값이고, 14.21%포인트 격차는 전기 대비 연율 값입니다.
수입은 다른 경로다
국민계정에는 구조적인 요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것은 위의 기여 하락과 별개의 경로이므로 섞어 읽으면 안 됩니다. 미국 기업이 수입 장비를 사면 그 금액은 일단 미국의 국내 투자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다만 GDP는 국내에서 생산된 것을 재는 지표이므로, 소비와 투자와 정부지출에 이미 섞여 들어간 외국 생산분을 마지막에 수입 항목으로 한 번에 덜어냅니다. 그래서 수입 장비에 쓴 돈은 미국의 자본형성에는 남지만 미국의 생산으로는 잡히지 않습니다.
2분기 수입 전체의 성장 기여는 -1.51%포인트였습니다. 이것은 자본재만이 아니라 모든 수입을 합친 값이므로 서버와 메모리의 몫을 여기서 떼어낼 수는 없습니다. 다만 BEA는 수입 증가를 이끈 것이 자동차를 제외한 자본재이고 그중에서도 “통신장비, 반도체 및 관련 기기, 산업장비"라고 명시했습니다. 미국의 설비투자 붐이 수입으로 채워지는 만큼, 그 붐은 미국의 투자를 늘리면서도 미국의 생산을 같은 크기로 늘리지는 않습니다.
같은 종류의 경고는 전에도 있었습니다. 신트라 글에서 소개한 민간 추정(MRB Partners, 2025년 1~3분기 기준)은 AI 관련 수입을 조정하면 순기여가 절반 안팎으로 줄어든다고 봤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유사 집계(Rubinton and Patro 2026)는 같은 기간 총기여를 0.97%포인트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에는 소프트웨어·연구개발·정보처리장비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건설까지 들어가고, 수입은 조정하지 않았습니다.
본문에서 합산한 0.67%포인트 범주에는 한계가 셋 있습니다. 이 범주는 AI와 무관한 컴퓨터·소프트웨어·연구개발 지출을 포함하는 광의의 근사이고, 세인트루이스 연은 집계와 달리 데이터센터 건설 같은 구조물 투자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개별 기업의 설비투자를 국민계정에서 따로 떼어낼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속보치여서 8월 26일 2차 추정과 9월 30일 3차 추정에서 개정되며, 기업이익 계정은 이번 회차에 아직 붙지 않았습니다.
세 잣대를 나란히 놓으면
세 잣대가 이번 다섯 발표에서 각각 무엇을 보여줬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잣대 | 재는 것 | 재지 못하는 것 |
|---|---|---|
| 기업 공시 설비투자 | 회사별 정의의 설비투자액과, 그와 별도인 현금 지급액 | 실제로 지어진 설비의 양. 리스 분류가 바뀌면 같은 계획도 다른 숫자로 공시됨 |
| 공급자 매출과 ASP | 개당 받는 금액과 출하량의 곱 | 제품 믹스와 순수 가격의 구분. 회사가 정량 공시하지 않음 |
| 국민계정의 정보처리장비 실질투자 | 미국 안에서 이뤄진 정보처리장비의 실질 자본형성 | AI 전용 지출. 비AI 장비를 포함하고, 구조물·지식재산생산물은 이 항목 밖 |
각 잣대가 내놓은 값은 앞에서 본 대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6 회계연도 4분기 설비투자는 회사 정의로 약 410억 달러(금융리스 56억 포함), 현금 지급 기준으로 358억 200만 달러였고 메타의 2026년 2분기 설비투자는 310억 8,000만 달러였습니다. SK하이닉스 D램 매출 증가의 약 77%는 ASP가 설명했습니다(2026년 2분기, 전 분기 대비). 미국 정보처리장비 투자는 2026년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연율로 명목 22.5%, 실질 8.3%, 가격 13.1%였고, 실질 GDP 성장 기여는 2026년 1분기 0.77%포인트에서 2분기 0.19%포인트로 내려갔습니다.
세 줄은 서로를 검증하지 않습니다. 각각 다른 질문에 답하기 때문입니다. 기업 공시는 “이 회사가 자기 정의로 집계한 설비투자액과 현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각각 얼마인가"에, 공급자 매출은 “이 회사가 메모리를 팔아 얼마를 받았고 그중 얼마가 단가에서 왔는가"에, 국민계정은 “미국 안에서 정보처리장비의 실질 자본이 얼마나 형성됐는가"에 답합니다. 세 질문의 주어와 대상이 각각 다릅니다.
그래서 서두에 나란히 놓았던 두 숫자, 곧 약 7,000억 달러 규모라는 민간 집계와 미국 정보처리장비의 분기 성장 기여 0.19%포인트는 직접 비교하거나 서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기간이 다르고(연간 대 분기), 대상이 다르고(전 세계 지출 대 미국 내 투자), 단위가 다르며(달러 대 성장률 기여도), 포함 범위도 다릅니다.
이 차이는 늘 있었습니다. 정보처리장비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로 38년간 내리는 동안에는 명목 증가율이 실질 증가율을 밑도는 상태가 154개 분기 중 147개, 곧 95%의 분기에서 나타났습니다. 명목이 실질을 웃도는 지금의 흐름은 2021년 3분기부터 이어졌고, 2026년 2분기에는 그 양의 격차가 1956년 3분기 이후 가장 커졌습니다.
한국 국민계정에도 같은 시기의 기록이 남았습니다. 2분기 한국 GDP를 다룬 7월 24일 글이 확인했듯, 한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 38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였습니다. 반도체 수출가격이 오르면서 고유가 부담을 넘어섰고, 그 교역조건 개선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가격과 미국의 정보처리장비 가격지수는 상품도 기간도 모집단도 다른 지표입니다. 다만 한쪽에서는 가격 상승이 실질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다른 쪽에서는 명목 증가의 일부가 가격으로 환산되는 방향으로 각각 기록됐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여기서 추적된 거래는 없습니다. BEA 통계는 하이퍼스케일러별 구매를 식별하지 않고, 각 사 공시도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쓴 돈 가운데 얼마가 SK하이닉스로 갔는지 밝히지 않습니다. 이 글이 확인한 것은 세 잣대의 정의와 범위가 다르다는 사실이지, 그 사이를 흐른 금액이 아닙니다.
중국 반도체 글은 가격 둔화 신호 두 가지를 적어 뒀습니다. 트렌드포스가 7월 9일 자료에서 전망한 3분기 서버 D램 계약가격 전 분기 대비 13~18% 상승은 아직 전망이고, 6월 한국 D램 수출단가(kg당)의 전월 대비 1.7% 하락은 이미 관측된 값입니다. 다만 이 둘은 메모리 계약가격과 한국의 수출단가이고, 명목과 실질의 격차를 만든 것은 미국 정보처리장비 가격지수입니다. 앞의 둘이 꺾인다고 뒤의 것이 함께 꺾인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세 지표는 각각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덧붙임: 물가에서 AI의 몫은 분리되지 않는다
7월 30일 새벽 3시, FOMC는 정책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습니다. 표결은 9 대 3으로 갈렸고, 반대한 세 명은 베스 해먹(클리블랜드),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 로리 로건(댈러스) 총재였습니다. 성명서에 적힌 대로 세 명 모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를 원했습니다. 세 명이 한꺼번에 즉시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진 사례로는 2016년 9월 회의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세 명이 함께 반대표를 던진 것 자체는 처음이 아닙니다. 석 달 전인 2026년 4월 회의에서도 같은 세 명이 금리 수준 유지에는 찬성하면서 성명서의 완화 편향 문구에 반대했습니다.
위원회가 표결한 것은 미 동부시간 29일 오후이고 GDP 통계가 나온 것은 그 이튿날 아침입니다. 세 명의 반대는 2분기 물가 수치를 보고 나온 것이 아닙니다. 성명서가 밝힌 것은 세 사람이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리고 하루 뒤, 인상 선호와 같은 쪽을 가리키는 물가 숫자가 발표됐습니다. 국내총구매 물가지수는 2분기에 전기 대비 연율 5.7% 올라 1분기의 3.6%에서 크게 뛰었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1%로 1분기 4.6%보다 높았습니다.
신트라 글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물가 상방 압력의 세 요인으로 관세, 에너지 가격과 함께 ‘AI 구축 수요의 파급’을 꼽으면서 반도체·칩·서버·컴퓨터 가격의 큰 폭 상승을 그 통로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이번 분기 정보처리장비 가격지수는 51년 만에 가장 빠르게 올랐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잣대의 문제가 남습니다. 국내총구매 물가지수는 경제 전체의 물가이고, 그 상승분 가운데 AI 관련 지출에 귀속할 수 있는 몫은 이 통계로 식별되지 않습니다. 성명서와 기자회견에서 위원회가 AI를 물가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도 아닙니다. 7월 회의에는 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가 붙지 않아 위원들의 금리 경로 전망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개된 지표에서는 AI의 몫이 분리되지 않고, 성명서도 물가를 AI에 귀속하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확인할 지표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 8월 6일에 미국 2분기 노동생산성 예비치가, 8월 14일에 한국은행 7월 무역지수가 나옵니다. 8월 26일에는 미국 2분기 GDP 2차 추정이 발표되면서 기업이익 계정이 처음 붙고, 이튿날 8월 27일에는 한국은행이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습니다.
이 가운데 8월 26일 회차에서는 총기업이익과 자본소모조정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안에서 AI 설비투자의 몫을 국민계정으로 따로 떼어낼 수는 없습니다. 이 한계는 그대로 남겨 둔 채, 이 블로그에서 이어 확인하겠습니다.
숫자의 기준: 수치 출처와 계산 방법 (펼쳐 보기)
- SK하이닉스 실적: 2026년 7월 29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경영실적(연결 기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 순이익 93조 9,226억 원. 전년 동기 대비·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회사 발표치입니다.
- D램·낸드 ASP와 출하량: 같은 날 실적 설명회에서 회사가 밝힌 값으로, 모두 전 분기 대비이며 정량 수치가 아닌 정성 표현(“약 30%”, “한 자릿수 후반”, “50% 중반”, “10% 중반”)으로 제시됐습니다. 그림 1의 분해는 이를 각각 D램 ASP 29~31%·출하량 7~9%, 낸드 ASP 54~56%·출하량 14~16%의 구간으로 놓고 계산한 것입니다(계산: 필자). 매출 배수는 ASP 배수와 출하량 배수의 곱이므로 로그를 취해 각각의 몫을 구했습니다. 중국 집적회로 수출의 90.0%는 7월 27일 글의 계산으로, 2026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누계·개수 기준이어서 SK하이닉스의 전 분기 대비 기준과 직접 비교할 수 없습니다.
- 메타: 2026년 7월 29일(현지시간) 공시한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문 기준입니다. 설비투자는 금융리스 원금상환을 포함한 값이고, 잉여현금흐름은 회사가 정의한 비GAAP 현금흐름 지표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2026 회계연도 4분기(2026년 4~6월) 기준으로, 알파벳·메타의 2026년 2분기와 대상 기간은 같으나 명칭이 다릅니다. 설비투자는 두 가지 정의가 함께 쓰입니다. 회사가 실적 설명회에서 밝힌 분기 410억 달러는 금융리스 56억 달러를 포함한 값이고, 실적 발표문 현금흐름표의 유형자산 취득액은 분기 358억 200만 달러·회계연도 1,159억 4,800만 달러(전년도 645억 5,100만 달러 대비 79.6% 증가)입니다. 내용연수 연장과 리스 재분류, 그리고 그 영향을 반영한 달력연도 2026년 약 1,750억 달러라는 조정치는 모두 실적 설명회에서 나온 것입니다. 2027 회계연도에 대해서는 금액이 아니라 전년 대비 증가한다는 방향만 제시됐습니다. 세 회사의 설비투자는 정의가 서로 달라 합산하지 않았습니다.
- 미국 GDP: BEA가 2026년 7월 30일 공표한 2026년 2분기 속보치입니다. 성장률과 물가지수 변화율은 모두 전 분기 대비 연율이며, 8월 26일 2차 추정·9월 30일 3차 추정에서 개정됩니다. 기업이익 계정은 이 회차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 기여도 0.67%포인트 / 1.51%포인트: BEA 표 1.5.2(기여도, 확장 상세)의 정보처리장비(Y034RY)와 지식재산생산물(Y001RY)을 필자가 합산한 값입니다. 2026년 2분기 0.19 + 0.48 = 0.67, 2026년 1분기 0.77 + 0.74 = 1.51. 1분기 값은 7월 21일 글에서 인용한 ‘약 1.5%포인트’와 같은 기준입니다. 이 범주는 AI와 무관한 지출을 포함하는 광의의 근사이며, 데이터센터 건설 같은 구조물 투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 명목 22.5% / 실질 8.3% / 가격 13.1%: 실질 증가율은 BEA 표 1.5.1(Y034RL)의 공표치이고, 명목 증가율은 표 1.5.5의 명목 수준(Y034RC)에서, 가격 상승률은 표 1.5.4의 가격지수(Y034RG)에서 각각 필자가 계산했습니다(전 분기 대비 연율 = (당분기/전분기)^4 − 1). 셋은 명목 배수 = 실질 배수 × 가격 배수 항등식으로 교차검산했습니다. 명목·실질 증가율의 차이 14.2%포인트는 두 증가율의 산술 차이입니다.
- 가격지수 전년 동기 대비 7.4%: BEA 표 1.5.4의 정보처리장비 가격지수(Y034RG, 2017=100)에서 필자가 계산했습니다. 가격지수는 1947년 1분기부터 있고 전년 동기 대비는 1948년 1분기부터 계산되므로 비교 모집단은 1948년 1분기~2026년 2분기의 314개 분기입니다. 이 가운데 이번보다 높은 분기는 1951년 2분기, 1957년 2분기, 1975년 1분기, 1975년 2분기 넷입니다. 같은 계열에서 1983년 2분기부터 2021년 3분기까지 154개 분기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이었습니다. 이 지수는 품질조정을 반영하므로 성능 향상은 값 하락으로 나타납니다.
- 명목 증가의 약 60%: 명목 배수 1.225를 실질 배수 1.083과 가격 배수 1.131의 곱으로 분해한 뒤, ln(가격 배수) ÷ ln(명목 배수)로 구한 몫입니다(가격 60.7%, 실질 39.3%). 본문의 14.2%포인트는 두 증가율의 산술 차이여서 이 비율과 계산 기준이 다릅니다.
- 수입 기여 -1.51%포인트: BEA 표 1.5.2의 수입 항목(A021RY)으로, 자본재만이 아니라 모든 수입의 성장 기여입니다. 여기서 서버·메모리의 몫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수입 증가를 이끈 품목 구성은 BEA 속보 릴리스 본문의 서술입니다. 국민계정에서 수입 자본재 구입액은 국내 투자에 포함되고 수입 항목에서 한 번에 상계되므로, 수입은 위의 투자 기여 하락과는 별개의 경로입니다.
- FOMC: 2026년 7월 28~29일 회의, 성명서는 미 동부시간 29일 오후 2시(한국시간 30일 새벽 3시) 공표. 이 회차에는 경제전망요약과 점도표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반대 3인의 이름과 각자가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는 사실, 2016년 9월과 2026년 4월 회차의 표결 내용은 모두 각 회차 성명서 원문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본문은 ‘2016년 이후 처음’과 같은 초유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그 사이 모든 회차를 대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2016년 9월은 유일한 선례가 아니라 확인된 선례로만 제시했습니다.
- 한국 GDI 15.6%: 7월 24일 글에서 인용한 한국은행 2026년 2분기 속보치(전년 동기 대비)입니다.
- 재현에 쓴 원자료와 스크립트는 저장소의
docs/03-analysis/super-week-receipts/에 있습니다.
참고자료
- 📊 SK hynix - 2026년 2분기 경영실적 발표 (2026.7.29)
- 📄 디일렉 -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전문 (2026.7.29)
- 📊 BEA - GDP (Advance Estimate), 2nd Quarter 2026 (2026.7.30)
- 📊 BEA - National Income and Product Accounts, Section 1 Tables
- 🏛️ Federal Reserve - FOMC 성명서 (2026.7.29)
- 📊 Meta - Reports Second Quarter 2026 Results (2026.7.29)
- 📊 Microsoft - FY26 Q4 Earnings Release (2026.7.29)
- 📈 Futurum - AI CapEx 2026: The $690B Infrastructure Sprint (2026.2 집계)
- 📈 24/7 Wall St. - Hyperscalers Hit $700 Billion in 2026 AI Spending Plans (2026.5 보도)
- 🎙️ Microsoft - FY26 Q4 Earnings Conference Call (2026.7.29)
- 🏛️ Federal Reserve - FOMC 성명서 (2016.9.21)
- 📄 한국은행 - 2026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2026.7.23)
- 📄 한국은행 - 이슈노트 제2026-16호 ‘이번 교역조건 개선은 왜 다른가: 반도체 경기 호조의 실물경제 파급영향’ (2026.7.19)
- 🏛️ Federal Reserve - FOMC 성명서 (2026.4.29), 같은 3인의 직전 반대
- 📄 BEA - The Expenditures Approach to Measuring GDP (수입이 GDP에서 차감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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